정봉주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정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는가”라며 “10년 동안 광야에서 비바람 맞으며 피눈물 나는 하소연을 하면서도 이런 날이 이리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국민께 심려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미안하지만 난 당신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10년... 감옥 1년, 피선거권, 선거권, 당원 자격 10년 박탈, 그 험한 세월 뚫고 재기하려 한 날 (나는) 성추행 의혹으로 온 국민에게 여론 재판을 받았다. 무책임한 언론의 온갖 총탄을 뚫고 1주일을 싸워 나만의 맷집으로 버텨왔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MB 가 포토라인에 선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나꼼수와 시민들이 지난 1주일 동안 일방적으로 밀리는 싸움에서 내 정신의 주인이었다”고 했다. 그는 “15일, 내일 민주당 복당 심사 잘 버티고 통과하겠다. MB 기소되는 날, 재심 청구로 포문을 열겠다. 민주의 전선에, 진보의 전선에 다시 우뚝 서기 위해 싸워서 이겨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17대 대선 전 이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2022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됐던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에 포함되며 정치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앞둔 지난 7일 “현직 기자 A씨가 기자 준비생이던 2011년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밝혔다”는 언론 보도로 ‘성추문’ 논란에 휩싸였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께 심려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