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3241일(8년10개월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359일(11개월21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전직 대통령이 됐다. 헌정 사상 다섯 번째다. 대한민국은 21세기 들어 집권한 네 명의 대통령 중 세 명이 퇴임하고 검찰 조사를 받는 비극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어느 전직 대통령에게나 검찰 출두 길은 가시밭과 같았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 남단에서 북단까지 국토를 종단한 노 전 대통령의 여정과 다르게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이동 경로는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14일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할 때까지 8분이 걸렸다. 교통체증이 심한 강남 한복판을 경찰의 경호와 안내로 순식간에 통과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지난해 3월 21일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서울중앙지검까지 8분 만에 이동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3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까지 청와대 경호실 제공 42인승 리무진 버스를 타고 5시간 넘게 움직였다. 노 전 대통령은 ‘천리행군’을 끝에,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전광석화’처럼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노무현: 2003년 2월 25일 취임. 2008년 2월 24일 퇴임. 2009년 4월 3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출두. ‘박연차 게이트’ 피의자 신분.
-박근혜: 2013년 2월 25일 취임. 2017년 3월 10일 파면. 2017년 3월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출두. ‘최순실 게이트’ 피의자 신분.
-이명박: 2008년 2월 25일 취임. 2013년 2월 24일 퇴임. 2018년 3월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출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등 혐의 피의자 신분.
▲오전 7시59분
-노무현: 봉하마을 자택 문을 열고 나와 출발 준비
-박근혜: 삼성동 자택 안
-이명박: 논현동 자택 안
▲오전 8시
-노무현: 봉하마을 자택 앞 포토라인에서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잘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42인승 리무진 버스 탑승
-박근혜: 삼성동 자택 안
-이명박: 논현동 자택 안
▲오전 8시2분
-노무현: 봉하마을 자택에서 버스 출발
-박근혜: 삼성동 자택 안
-이명박: 논현동 자택 안
▲오전 8시17분
-노무현: 남해고속도로 진입. 이후 중부내륙 → 당진·상주간 → 경부 순으로 고속도로 이동
-박근혜: 삼성동 자택 안
-이명박: 논현동 자택 안
▲오전 9시14분
-노무현: 버스 안
-박근혜: 삼성동 자택 안
-이명박: 논현동 자택 내부 주차장에서 검은색 에쿠스 탑승. 차량 출발
▲오전 9시15분
-노무현: 버스 안
-박근혜: 삼성동 자택 문 열고 나와 검은색 에쿠스 탑승. 차량 출발
-이명박: 논현동 이동 중
▲오전 9시18분
-노무현: 버스 안
-박근혜: 테헤란로 진입. 이후 강남역사거리 → 교대역 순으로 이동
-이명박: 고속버스터미널 통과. 이후 교대역사거리 → 서초역사거리 순으로 이동
▲오전 9시22분
-노무현: 버스 안
-박근혜: 서초동 이동 중
-이명박: 서울중앙지검 도착
▲오전 9시23분
-노무현: 버스 안
-박근혜: 서울중앙지검 도착
-이명박: 차량에서 내려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 앞으로 이동
▲오전 9시24분
-노무현: 버스 안
-박근혜: 차량에서 내려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 앞으로 이동
-이명박: 준비한 쪽지를 꺼낸 뒤 “나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입장 발표 시작
▲오전 9시25분
-노무현: 버스 안
-박근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청사 안으로 입장
-이명박: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1분 넘게 말한 뒤 청사 안으로 입장
▲오후 12시20분
-노무현: 경부고속도로 상행 입장휴게소 도착. 10분 휴식
-박근혜: 서울중앙지검 안
-이명박: 서울중앙지검 안 (예정)
▲오후 1시
-노무현: 경부고속도로 상행 서울요금소 통과
-박근혜: 서울중앙지검 안
-이명박: 서울중앙지검 안 (예정)
▲오후 1시19분
-노무현: 대검찰청 도착
-박근혜: 서울중앙지검 안
-이명박: 서울중앙지검 안 (예정)
▲오후 1시21분
-노무현: 버스에서 하차해 대검찰청 포토라인 앞에서 “면목이 없는 일이다. 다음에 하자”고 짧게 말한 뒤 청사 안으로 입장
-박근혜: 서울중앙지검 안
-이명박: 서울중앙지검 안 (예정)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