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평범한 시민들이 세상을 바꿨다.’ 이런 메시지를 담은 초연 창작뮤지컬 ‘존 도우’가 최근 서울 홍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의 문을 열고 관객을 만났다. 할리우드 프랭크 카프카 감독 영화 ‘존 도우를 찾아서’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평범한 시민들이 주는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에다가 대형 밴드 선율로 화려한 스윙재즈를 입혔다.
1930년대 대공황에 허우적대는 미국 뉴욕. 기자 앤 미첼은 갑작스럽게 해고당한다. 분노한 앤은 가상 인물 존 조우가 사회에 항거하는 의미로 크리스마스에 시청 옥상에서 뛰어내린다는 가짜 기사를 쓴다. 기사는 시민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져간다. 시민들은 시장에게 존 도우를 살려내라고 항의한다. 시장은 일자리 광고를 내고 수많은 가짜 존 도우가 지원한다. 당황한 앤은 전직 야구 선수 윌러비를 존 도우의 대역으로 발탁한다.
거짓말이 낳은 가짜 영웅 존 도우라는 인물로 세상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시민들이 꿈꾸는 민주주의를 풀어낸다. 각자의 위치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다른 존 도우들이 한데 모여 하나의 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존 도우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과 안무다. 무대의 전면을 보면 국내 최초로 16인조 대형 재즈 밴드가 올라와 있다. 마치 재즈 클럽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진욱 음악감독은 13일 홍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작뮤지컬에서 스윙재즈를 본격적으로 가져온 첫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대전과 경제공황을 겪으면서 스윙재즈가 우울하고 혼란스러운 분위기의 돌파구가 됐다”며 “흥겹게 들릴 수도 있지만 당시 스윙재즈는 경제공항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고자 했던 미국 시민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았다”라고 덧붙였다.
채현원 안무감독은 “뮤지컬에서 한 장르의 안무만 전문적으로 하기는 힘들다”며 “배우들이 스윙댄스를 칼 같이 맞춰 추기보다 즐기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신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우 각자의 색깔을 살려 발레와 비보이를 결합해서 융합의 매력이 돋보일 수 있도록 표현했다”라고 답했다.
존 도우를 제작한 HJ컬쳐 한승원 프로듀서는 “작품이 우리 회사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한 프로듀서는 또 “수많은 뮤지컬 중 관객들에게 위로되는 작품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애 아빠가 되다보니 하루하루 살아 버티는 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느끼게 됐다”라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오는 4월 22일까지. 3만3000~7만7000원. 02-588-7708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