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브랜드 ‘지방시’의 설립자 위베르 드 지방시가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91세였다.
르피가로 등 주요 프랑스 언론 매체들은 9일(현지시간) 지방시가 잠을 자던 중 숨을 거뒀다고 동거인 필리프 브네의 발언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지방시의 사망 소식에 그가 만든 브랜드 ‘지방시’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패션계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지방시는 1950년대부터 60년대까지 프랑스 오트쿠튀르(고급 여성복)의 정수를 보여주며 이름을 날렸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그의 디자인은 오드리 헵번, 재클린 케네디 등 많은 유명인사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오드리 헵번이 ‘사브리나’(1953)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 등에서 입고 나온 지방시의 ‘리틀 블랙 드레스’는 지금까지도 지방시의 시그니처 드레스로 평가받고 있다.
지방시가 1983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받은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2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공로가 인정되는 사람을 선정해 대통령이 직접 상을 수여한다. 한 가지 공적이 아닌 삶 전체를 심사해 주는 상이기 때문에 부덕한 행위가 드러날 경우 상이 취소된다.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었던 하비 와인스타인 역시 지난해 성범죄 전력이 드러난 뒤 2012년 받았던 레지옹 도뇌르 서훈이 취소됐다. 한국인 중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지휘자 정명훈, 영화감독 이창동, 임권택 등등이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한국과 프랑스 문화 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