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배우 “트럼프에게 돈 돌려주겠다”…‘입막음 합의’ 효력공방

입력 2018-03-13 13:11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와의 성관계 의혹을 폭로한 전직 포르노 여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의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 마이클 코헨이 클리포드에게 입막음용 합의금을 지급한 일이 밝혀진 후, 클리포드가 돈을 반납하고 ‘침묵’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해 이들의 싸움은 ‘입막음 합의’의 효력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즈는 클리포드가 2016년 코헨에게 받은 13만 달러(약 1억3850만원)를 되돌려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침묵한다는 계약을 해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리포드의 변호사 마이클 애버내티는 코헨에게 보낸 서한에서 “16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하는 계좌로 13만 달러를 송금하겠다”며 13일 정오(한국시간 14일 오전 2시)까지 답변을 달라고 밝혔다.

또 클리포드가 13만 달러를 되돌려주면 침묵과 관련한 계약 사항은 모두 무효가 된다는 내용도 담았다. 애버내티는 “계약이 무효가 되면 클리포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와 그녀를 침묵시키게 한 시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며 “보복이나 법적 책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그녀가 가진 문자 메시지나 동영상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클리포드가 CBS 방송과 가진 인터뷰의 방영을 막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최근 클리포드가 녹화를 마친 CBS 인기 시사프로그램 ‘60분’의 인터뷰 방송을 금지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클리포드는 이 프로그램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성관계 의혹에 대해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클리포드가 13만 달러를 받고 체결한 ‘입막음 합의서’에 따라 어떤 발언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애버내티는 “이는 진실을 위한 것이고 클리포드가 실제로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밝혀 미국민들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클리포드의 이같은 제안으로 관계를 부인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코헨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제안을 수락하면 클리포드의 침묵은 깨지게 되고, 거부할 경우 대통령 측이 클리포드에게 입막음을 강요했음을 시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클리포드는 2006년 7월 미국 네바다주 타호 호수 인근의 골프 경기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 여사와 결혼한 지 1년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코헨은 2016년 대선 한 달 전 클리포드에게 성추문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자신의 돈으로 지불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