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피습된 전 러시아 스파이, 음식물 통해 신경가스 노출”

입력 2018-03-11 21:26
지난 4일 영국 런던 근교 솔즈베리에서 신경가스에 노출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전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오른쪽)과 딸 율리아. 출처:영국 BBC

영국 런던 근교 솔즈베리의 공원 벤치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전 러시아 스파이 부녀가 음식물을 통해 신경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BBC방송은 11일(현지시간) 영국 경찰 조사 결과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이 지난 4일 딸 율리아(33)와 함께 먹은 음식물에서 신경가스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스크리팔 부녀는 쓰러진 채로 발견되기 2시간쯤 전에 근처 쇼핑몰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 ‘지지(Zizzi)'에서 식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쓰러져 있던 스크리팔 부녀를 돕다가 신경가스에 노출된 윌트셔 경찰서 소속 닉 베일리 경사도 위독한 상태다. 다만 당시 레스토랑에서 식사했던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 이상증세가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영국은 이 사건이 계획된 테러이며, 배후에 러시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대테러 경찰 250여명과 화학 전문가, 영국왕립공군(RAF)과 해병대를 포함한 군 병력 180명을 투입해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솔즈베리에서 주민들의 식당 주변 접근을 제한하고 조사를 벌이는 한편, 스크리팔의 집과 그가 자주 가던 술집,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벤치, 부인과 아들의 시신이 안치된 묘지 등지에서도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