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러 협력 끌어내기’ 외교

입력 2018-03-11 20:23
북한 방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실장은 1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뒤 13일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한다. 서 원장은 12일 일본을 방문한다. 뉴시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12일부터 중국·러시아를 연쇄 방문키로 하면서 양국의 입장과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정 실장 일행은 일단 중국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오찬을 함께하기로 했으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면담은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현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진행 중이어서 시 주석 일정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 주석 입장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간 북·미 회담이란 중대 사안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면담은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정 실장 일행의 설명을 들은 뒤 본격적으로 자국의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11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중국이 늘 북미대화를 촉구해 왔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북한의 비핵화 조건인 체제 안전보장 및 경제적 보상은 중국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 실현을 위한 지속적인 대북 제재에서도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융녠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장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중국이 대화에서 소외될 수 있다”면서도 “중국의 영향은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쉽게 중국이 무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감독자 역할을 하는 것이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 도출에도 중요하다”며 “비핵화 이후 북한의 경제 발전에 중국의 지원은 결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