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리병 메시지가 호주의 한 해변에서 발견됐다. 현지 매체 텔레그래프는 지난 1월(현지시간) 토냐 일먼 가족이 서호주 웨지 아일랜드 해변에서 발견한 유리병 메시지가 1886년 6월 12일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9일 보도했다.
서호주 박물관은 유리병과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조사했다. 독일과 네덜란드 선장의 필체 기록을 추적한 결과 발견된 병은 1886년 당시 해류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독일의 한 선박에서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서호주에서 약 965㎞ 떨어진 지역에서 출발한 선박이다.
1860년대 독일 해군관측소는 해류를 조사하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해왔다. 각 배의 선장에게 날짜와 선박의 좌표 및 경로에 대한 세부 사항을 기록한 유리병을 바다로 던지라는 지시를 한 것. 일먼 가족이 발견한 유리병이 바로 이 실험을 위해 바다로 던져진 유리병이다.
서호주박물관 소속 로스 앤더슨 박사는 ABC방송에 출연해 “놀랍게도 1886년 6월 12일 배를 이끈 선장의 필체가 있었고, 그가 당시 유리병 하나를 바다로 던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기울기, 간격, 획, 강조, 대소문자 및 번호 매김 방식 등 서체 스타일과 날짜, 좌표가 병 속에 담긴 메시지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병을 발견한 일먼은 “가족과 해변을 걷던 중 모래에 파묻힌 끈적한 유리병을 발견했다”며 “그냥 오래된 병처럼 보여서 책장에 두면 잘 어울릴 것 같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의 여자친구가 병을 뒤집어 젖은 종이 조각이 있는 것을 찾아냈다”며 “집으로 가져와 종이를 말리자 독일어 필기체가 희미하게 적혀 있는 것이 보였다”고 회상했다. 일먼 가족은 이 병을 서호주박물관에 기증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