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바람에 민병두 의원직 사퇴…성추행 의혹은 부인

입력 2018-03-10 19:04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대문구을)이 10일 성추행 의혹으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민 의원은 이날 성추행 의혹 보도 이후 1시간30여분 만에 뉴스타파에 입장문을 내고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성추행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민 의원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다는 여성 A씨의 주장을 보도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2008년 5월 노래방에서 민 의원의 제안으로 부르스를 추다가 기습적으로 키스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 의원과 2007년 1월 히말라야 트래킹 여행을 함께한 뒤 서너 차례 만나며 친분을 유지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와 민 의원의 서울시장선거 출마 등을 계기로 폭로를 마음먹었다고 한다.

민 의원은 입장문에서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분이 상처를 받았다면 경우가 어찌되었던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정치를 하면서 한 인간으로서 제 자신에게 항상 엄격했다”며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그분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 제가 아는 한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면서 당시 행적을 설명했다. 자신과 A씨는 11년 전 히말라야 트래킹 때 우연히 만난 사이로 1년여 후 낙선의원 시절 A씨에게서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는 게 민 의원의 얘기다. A씨는 정부의 환율정책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 정치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며 돈을 댈 테니 인터넷신문을 창간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민 의원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노래방 계산도 그 당시에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내가 했을 리가 없는데 누가 냈는지 확인했더니, 그분(A씨)이 했다고 한다”며 “이후 A씨는 내가 전화를 했다는 것인데 나는 인터넷 창간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전화를 한 것이었고 반응이 없어서 상대방이 관심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