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바람쐬고 오겠다” 마지막 문자… 유서 6장 발견

입력 2018-03-10 11:59 수정 2018-03-10 12:11
고(故) 배우 조민기 빈소. 사진공동취재단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배우 조민기(53)가 A4용지 크기 종이 6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조민기가 숨진 채 발견된 장소에서 유서가 뒤늦게 발견됐다. 유서는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물건 위에 놓여져 있었다. 여기에는 ‘그동안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족의 입장을 고려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조민기는 전날 오후 4시5분쯤 자신이 살던 오피스텔 지하 1층 주차장 옆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의 신고로 즉시 건국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5시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조민기는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와 호흡정지로 사망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기는 사망 당일 오전 외출한 아내에게 “바람쐬고 오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아내는 조민기가 연락을 받지 않자 집으로 돌아왔고, 지하창고 열쇠 2개 중 하나가 없어져 창고에 내려갔다가 남편을 발견했다. CCTV 분석 결과 조민기가 엘리베이터에서 지하 1층에 내린 시간은 오후 1시20분쯤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아 부검하지 않는 것으로 검찰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조민기는 2004년부터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그는 ‘미투’ 폭로가 나온 지 일주일 만인 지난달 20일 사과문을 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잘못이다. 저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충북경찰청은 조씨의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