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그동안 동계 패럴림픽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7차례 패럴림픽에 출전했지만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알파인스키 한상민의 은메달, 2010년 밴쿠버 대회 휠체어컬링의 은메달이 전부다.
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의 간판 신의현(38)이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 한풀이에 나선다.
신의현은 10일 오전 10시25분에 열리는 바이애슬론 7.5㎞ 남자 좌식 경기에 출전한다. 이 종목의 강자인 이반 고르코프 등 러시아 선수들이 도핑 징계로 인해 출전하지 못해 신의현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높다.
신의현은 2006년 2월 대학 졸업식 전날 트럭을 몰고 귀가하다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과 충돌해 두 다리를 잃었다. 방황하던 그는 2009년 지인의 권유로 휠체어농구를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운동에 재미를 들인 그는 2012년 장애인 아이스하키에, 2014년 장애인 사이클에 입문했다. ‘만능 스포츠맨’ 신의현은 2015년 노르딕스키에 도전했다.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의 신인선수로 선발된 그는 기량을 쌓기 시작했고, 그해 8월 창단한 창성건설 실업팀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하게 됐다.
운동신경이 남다른 그는 짧은 기간에 급성장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리비프 파라노르딕스키 월드컵에 출전해 크로스컨트리 남자 좌식 5㎞와 15㎞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달 핀란드 부오카티 세계장애인노르딕스키 월드컵 바이애슬론 7.5㎞ 남자 좌식에서도 26분08초01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우승했다.
장애인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경기다. 크로스컨트리 강자인 신의현은 총기 휴대가 자유롭지 못한 한국에서 사격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바이애슬론에 약했다. 하지만 지난겨울 소속팀 창성건설의 지원을 받아 유럽 전지훈련에서 사격을 집중적으로 연마해 이 종목에서도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신의현은 이번 대회에서 6개 세부종목에 출전해 다관왕을 노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