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시민의 손가락 욕' 안희정 검찰 자진 출석

입력 2018-03-09 19:54 수정 2018-03-09 19:58
여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서 취재진에게 질문세례를 받고 있다.2018.03.09. 사진=뉴시스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오후 5시쯤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롱패딩을 입고 등장한 안 전 지사는 침묵을 유지하다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안 전 지사가 말을 시작함과 동시에 주변에서 각종 욕설이 터져 나왔다. 현장에 있던 일부 시민들은 “입 닥쳐”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 “평생 감방에 살아라” 등의 욕설과 비난을 퍼부었다.

또 한 시민은 안 전 지사 뒤에서 손가락 욕을 하며 분노와 실망감을 드러냈다.

안 전 지사는 “저로 인해 상처입으신 국민여러분 또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 그리고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합니다”라며 “앞으로 성실히 검찰조사에 따라 조사 받겠다”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드린, 국민 여러분이 저에게 주셨던 많은 사랑과 격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피해자 김지은씨 말이 맞나”는 취재진의 질문엔 답변 없이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 겸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의 고소를 토대로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를 수사 중이다.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는 지난 6일 서울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안 전 지사로부터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4차례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7일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또 나왔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 A씨는 1년 넘게 안 지사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