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의 ‘내연녀 공천’ 의혹을 제기한 오영환씨가 폭로 후 박 후보를 만났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박수현이 지금 당장의 권력을 밑천 삼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며 “진실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씨는 9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가 내연관계의 여성을 비례대표 시의원 후보로 공천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충남 공주시 당협 사무국장을 지낸 오씨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2014년 지방선거에서 위원장의 권력을 앞세워 내연녀를 공주시 기초의원 비례대표에 공천한 (박 후보의) 부적절함을 지적한다”고 폭로했다. 오씨는 박 후보의 내연녀로 민주당 소속 김영미 공주시의원을 지목했다.
오씨는 폭로 글을 게시한 다음 날 박 후보가 먼저 연락해 만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속 장소에 나타난 것은 박 후보가 아닌 캠프 측 관계자였다. 이 관계자는 오씨에게 “캠프 내 법률 대응팀이 꾸려졌다”며 “지난 세월이 있으니 (마음을) 풀면 좋겠다”고 했다. 오씨는 “이후 박 후보 측에서 명예훼손으로 나를 검찰에 고발했다”며 “단체 문자나 SNS를 통해 나를 겁박하는 두 사람이 뻔뻔하다 못해 무섭다”고 전했다.
오씨는 박 후보와의 오래된 인연에 대해서도 밝혔다. 오씨는 2004년 당시 박 후보가 속한 정당의 사무국장 일을 맡아 거의 하루의 전부를 같이 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오씨는 “2007년 대선 경선 때 손학규 후보에 속해 있는 라인의 충남 대표를 맡은 박 후보의 잘못으로 검찰에 구속된 후 4개월의 검찰 조사를 견디고, 박 후보가 행한 모든 위법 사항을 내 잘못으로 덮어썼다”며 “결국엔 박 후보의 무죄 판결을 끌어 냈다”고 말했다.
오씨는 “(박 후보가) 돈이 없는 젊은 정치인이었기에 내 노력을 보태 성공하면 뿌듯할 것 같았다”며 “(오래 알고 지내 온) 나였기에 내가 폭로하면 박 후보와 김 의원이 조금은 부끄러워할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박 후보와 김 의원이 내게 불륜 사이임을 직접 말했다”며 “김 의원이 박 후보가 혼자 사는 아파트에 수시로 드나드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이어 “폭로를 결심한 것은 박 후보가 온갖 편법과 거짓을 일삼는 행태를 두고 볼 수 없어서다”라며 “박 후보, 김 의원과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박 후보의 전 부인 A씨도 참석했다. 오씨에 따르면 A씨도 직접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으나 박 후보 측 변호사가 A씨 변호사에게 연락해 “이혼합의서의 비밀유지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고, A씨는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