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속 1시간이 넘는 눈길을 걸어 등교를 해야 했던 ‘눈송이 소년’ 왕푸만이 후원으로 입학한 사립 기숙학교에서 1주일 만에 강제 전학을 당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윈난성 룬덴현에 사는 왕푸만은 유명 사립 기숙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가 1주일 만에 다시 전학을 갔다고 보도했다. 왕푸만은 사립 기숙학교 입학 전 집에서 학교까지 1시간 이상을 걸어 등교를 해야 했다. 지난 겨울 얇은 옷만 걸친 채 눈을 맞아 온몸에 서리가 낀 듯 하얀 눈사람이 돼 버린 사진이 화제였다. 그의 담임 선생님이 왕푸만의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 그는 ‘눈송이 소년’으로 유명해졌다. 또 그의 부모가 돈을 벌러 도시로 나가면서 고향에 홀로 남아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왕푸만의 사연은 중국 전역으로 퍼졌고, 왕푸만을 돕겠다는 여론이 급상승했다. 특히 윈난성 남서부 자오통시의 사립 기숙학교 신화학교는 학비와 기숙사비 모두를 면제해 주겠다며 왕푸만을 지원했다. 왕푸만은 “집에선 아픈 할머니가 요리를 하지 못해 삶은 감자만 먹었는데 학교에선 다양하고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다”며 학교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입학 이후 왕푸만 사건 이후 학교에 대한 교육 당국의 간섭과 여론의 관심이 늘어나 결국 왕푸만을 퇴학 처분을 내렸다. SCMP에 따르면 학교 측은 왕푸만의 아버지에게 1만5000위안(약 250만원)을 위로금 형태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SCMP는 왕푸만의 아버지가 “학교에서 왜 내 아들을 내보냈는지 여전히 이해 못 하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안태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