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안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일(한국시간) 밝혔다. 이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평화 분위기가 실질적 성과로 연결된 것이다.
북핵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온라인에선 지난달 방남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 1부부장의 ‘덕담’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 부부장은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관을 위해 지난달 9일 2박 3일 일정으로 남한을 찾은 바 있다.
방남 둘째 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통일의 주역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김 부부장은 “빠른 시일내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운을 뗀 뒤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님을 만나서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 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담을 자취 세우시길 바란다”는 덕담을 했다.
이후 북한은 평창올림픽 폐막식에도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다시 한번 평화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정의용 실장을 단장으로한 대북특사단을 파견했고, 4일 만에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렸다.
정 실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 의지와 핵·미사일 실험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우리는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한 외교적 과정을 지속하는 것에 낙관하고 있다”면서도 “대한민국 미국 우방국들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북한이 그들의 언사를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강조하는 데 있어 단합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