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1인 방송 BJ로 변신한 배우 강은비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했다. 강은비는 배우로 활동하며 겪은 성희롱을 고백했다.
강은비는 7일 아프리카TV 방송에서 “‘PD수첩’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MBC PD수첩은 영화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상습적인 성폭행·성추행을 폭로해 화제가 됐다.
강은비는 “고등학생 때 교복을 입고 오디션을 본 적이 있다. 미성년자였는데 감독님이 첫 번째로 물어본 게 ‘너 자봤냐’였다”며 “이게 방송용으로 순화한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보지 않았다고 했더니 ‘그럼 나랑 자도 되겠어’라고 묻더라”며 “남자들이랑 많이 자봐야 사랑 연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은비는 “그때 내 나이가 17~18살이었다. 연기를 준비했는데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그런 얘기만 약 30분 동안 했다”며 “굉장히 충격을 받아 울면서 나왔다. 오디션에서는 당연히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런 말들을 어디서 하면 더럽게 볼까 봐 밝히지 못했다”며 “연기자 생활을 더는 못 할까 봐 말 못 했다. 기획사에서도 그냥 넘기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강은비는 영화 ‘몽정기2’ 출연 당시 겪은 성희롱도 털어놨다. 이 영화와 전혀 관련 없는 관계자가 술에 취해 “정초신 감독과 잤냐”고 물었다고 한다. 강은비가 “아니다. 아버지 같은 분이다”라고 답하자 그 관계자는 “발랑 까졌다”고 했다. 몽정기2는 정초신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이지훈, 전혜빈 등이 강은비와 함께 출연했다.
강은비는 또 연기자 선배로부터 들은 폭언도 폭로했다. 강은비에 따르면 과거 한 드라마에 같이 출연한 남자 선배가 소속사와 나이를 물어본 뒤 “스폰 있네. 스폰 없이 어떻게 이 드라마에 출연하냐”며 “네가 내 앞에 있는 것 자체가 역겹다. 카메라 돌 때만 들어오고 밖에 서 있어”라고 막말을 했다.
강은비는 "그때는 듣지도, 보지도 않으려고 했다. 당시 나는 성희롱을 인지하지도 못하는 나이였다”며 “물건 취급을 당한 기분이었다. 더럽고 토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