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언급한 여야 5당 대표를 비난했다.
나 의원은 ‘미투운동 진정성 폄훼한 5당 대표 오찬’이란 제목의 글을 8일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나 의원은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미투 운동을 주제로 나눈 대화가 참 가관”이라며 “농담 따먹기식 발언으로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준 대표들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5당 대표들의 발언을 차례로 열거했다. 그는 “(회동에서) ‘여성들과 악수 잘 안 한다’며 미투 운동을 희화화하는 듯한 농담, ‘나는 당당하다’며 선을 긋는 것, ‘남자들 당당한 사람 없을 거다’ ‘발 뻗고 잘 수 있는 건 여자들’이라는 남녀 편 가르기식 발언이 이어졌다”고 했다. 나 의원이 언급한 발언은 순서대로 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가 한 말이다.
나 의원은 또 “미투 운동은 단순히 폭로의 문제가 아니다. 용기 낸 피해자들의 고발이 다시 권력에 묻히는 것을 방조한 우리 모두가 가해자다”라며 “남성, 여성을 떠나 ‘나는 당당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이 시작했어야 하는 일을 힘없는 피해자들의 목소리 덕분에 여기까지라도 왔다”며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진 못할망정 농담 따먹기식 발언으로 또 다른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약 11분간 오찬 회동을 가졌다. 5당 대표는 문 대통령이 나타나기 전 임종석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와 한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얘기했다. 이날 홍 대표는 “안희정이 그렇게 되는 것 보고 이놈의 정치 참 무섭다(고 생각했다)”며 “안희정 사건 딱 터지니까 밖에서는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더라”는 농담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