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봉주 전 의원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현직 기자인 피해자 A씨는 대학생 시절이었던 2011년 12월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약 7년 전 일이다.
미국 SLG 법무법인의 대표 변호사인 서권천씨는 A씨의 폭로가 전해지자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주장을 하는 피해자의 천재성에 감탄한다. 7년 전 일을 장소와 시간별로 막 나눴던 대화처럼 기억을 하고 있다. 방금 본 영화의 대사도 정확히 기억하기 쉽지 않은 보통 사람으로선 그저 놀라울 뿐이다. 수없이 재판을 했지만 이런 천재는 흔치 않다.”
A씨는 분명 그날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피해자 인터뷰를 보도한 프레시안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12월 23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1층 카페에서 정 전 의원을 만났다. 당시 BBK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된 정 전 의원은 ‘보고 싶었다’ ‘남자친구는 있냐’ ‘종종 연락하겠다’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하더니 자리를 떠나려는 A씨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려 했다고 한다. 서씨는 이런 피해자을 두고 비상한 기억력을 가진 ‘천재’라고 조롱했다.
서씨의 글은 1400회 이상 리트윗 됐다. 대다수 네티즌들이 공감이 아닌 ‘황당함’에 이 게시물을 공유했다. 트위터 이용자 B씨는 “실제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기억의 신빙성을 두고 공격하는 변호사가 많다. 토씨 하나 틀려도 공격하고, 역으로 완벽하게 일관 돼도 그걸 의심한다”며 “그러나 피해자의 기억력과 전달력이 좋다고 천재성으로 조롱하는 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C씨는 “심한 충격을 입은 사람들에게 기억력을 운운하는 당신에게 변호사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언급하며 “나는 천재”라고 응수하는 게시물도 늘고 있다. D씨는 일생 동안 자신이 겪은 성추행 피해를 페이스북에 세세히 나열하며 “이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나는 천재”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성추행을 당했다는 네티즌은 “30년도 넘은 일을 영상 보듯 세세히 기억한다. 숨소리 모사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일곱살 때 처음 당했던 성희롱을 낱낱이 기억한다. 그 강력한 기억은 평생 날 놓아주지 않는다”며 “나도 상당한 천재”라고 말한 네티즌도 있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