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고은 시인과 이윤택·오태석 연출가가 교과서에서 사라진다. 교과서에 수록된 이들의 작품과 인물소개 등 40건의 내용 중 35건이 삭제된다. 삭제 비율은 87.5%지만 교육 당국은 사실상 100%로 판단하고 있다.
교육부는 검인정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들이 이들 3명과 관련된 내용을 어떻게 처리할지 의견을 취합한 결과를 8일 공개했다. 고은 시인의 경우 중학교 국어와 고교 국어·문학·역사부도 등에 저작물 15건과 인물소개 11건이 실려 있다. 상문연구사 문학 교과서에 수록된 시 ‘성묘’와 해냄에듀 문학 교과서에 언급된 고은 시인의 이름 등 2건을 제외하고 모두 빠진다.
이윤택·오태석 연출가는 중학교 국어와 미술, 고교 문학 교과서에 작품 4편과 인물소개 10건이 실려 있다. 상문연구사 문학교과서는 110쪽에 이윤택, 330쪽에 이윤택과 오태석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다. 상문연구사를 뺀 나머지 출판사는 관련 내용을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들 3명을 교과서로 접하는 학생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학은 특성화고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2학년 때 공부한다. 내년 고2가 되는 학생은 새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새 교과서로 배운다. 새 문학교과서 검정은 오는 9월 마무리된다.
고은 작품 등을 수정하지 않기로 한 상문연구사는 검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 새 문학교과서를 만들지 않겠다는 얘기다. 해냄에듀는 새 문학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신청했지만 검정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세종=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