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0년 전 태평양의 한 섬에서 발견된 뼈가 앞서 세계일주 비행 중 실종된 미국 여성 비행사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유골로 확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뉴욕포스트가 7일 전했다.
1897년생인 에어하트는 여성 비행사 최초로 혼자 대서양을 횡단 비행하고 미국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까지 태평양 상공을 쉬지 않고 날아 ‘하늘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린 인물이다. 그는 항법사 프레드 누난과 함께 호주 인근이자 남태평양 서쪽 끝인 파푸아뉴기니에서 출발해 적도 부근 미국령 하울란드 섬을 향해 비행하던 중인 1937년 7월 2일 사라졌다.
그의 실종 배경에 관해 가장 잘 알려진 가설은 태평양의 한 외딴 섬에 불시착한 뒤 구조되지 못한 채 숨졌다는 것이다. 1940년 마샬군도에서 약 1930㎞ 떨어진 산호섬 니쿠마로로에서는 사람 뼈 13조각이 발견됐다.
이듬해 피지의 센터메디컬스쿨 학장 데이비드 후들리스 박사가 니쿠마로로의 뼈는 남성의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뒤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테네시 대학 리처드 잔츠 명예교수는 최근 과학저널 ‘포렌식 인류학’에서 니쿠마로로의 뼈를 현대 기술로 다시 분석하면 성별을 포함해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잔츠 교수는 후들리스 박사의 연구 데이터를 최신 기술로 다시 분석했다. 니쿠마로로의 뼈는 오래 전에 사라져 직접 분석할 수는 없다.
잔츠 교수는 논문에서 “후들리스가 분석을 진행했을 당시 포렌식 골조학은 아직 잘 발단된 분야가 아니었다”며 “최신 데이터와 분석 방법을 참조하면 그의 분석 방법이 부적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특히 성별에 관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니쿠마로로의 뼈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의 유골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잔츠는 에어하트의 생전 사진과 옷 등을 통해 체형을 분석한 결과 니쿠마로로의 뼈가 99% 이상의 정확도로 에어하트의 유골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美 여성비행사 실종 미스터리 풀릴까…80년 전 발견 유골 재분석 결과
입력 2018-03-08 15:30 수정 2018-03-08 1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