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이탈리아 팀 유벤투스와 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발에 무릎을 밟히는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은 8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9분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추가 골이 나오지 않아 경기는 1대 2로 마무리됐다. 토트넘은 유벤투스에 1·2차전 합계 3대 4를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양 팀의 홈에서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총 두 번의 경기를 한 뒤 그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 32분쯤 유벤투스의 안드레아 바르찰리와 공중볼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충돌해 넘어졌다. 이후 바르찰리가 착지하면서 손흥민의 무릎 부근을 두 차례 밟았다. 바르찰리는 당황한 듯 손짓으로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지만 이내 다른 곳으로 뛰어갔다. 손흥민은 한동안 무릎을 잡고 뒹굴며 고통을 호소했다.
주심이 이 장면을 보지 못해 바르찰리에게 반칙 판정이 나오지 않았다. 토트넘의 의료진이 잠시 들어와 손흥민의 상태를 확인했고 경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미국 스포츠 방송 ESPN은 “허술한 심판 때문에 손흥민이 경기 내내 반복적인 반칙과 짓밟기에 시달렸다”며 “손흥민은 이런 와중에도 날카로운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은 눈물을 보이며 패배를 아쉬워했다. 손흥민은 경기장에 주저 앉아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고 경기장을 떠나면서도 계속 눈물을 닦았다. 손흥민은 구단 홈페이지에 “우리 팀은 시작부터 좋은 경기를 펼쳤고 맣은 기회를 얻었다”며 “선제골을 넣은 것이 완벽한 시작이었지만 두 골을 허용하며 결과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경기력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결과때문에 슬프고 마음이 아프지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경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