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캠프 내 성폭력 만연… ‘민주주의’ 없었다”

입력 2018-03-08 12:46 수정 2018-03-08 13:21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안희정 캠프에서 근무했던 인사들이 캠프 내 만연했던 성폭력을 고발했다. 이 캠프에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을 고발한 김지은 정무비서도 있었다.

안 전 지사 지지자 그룹이었다가 김 비서 폭로 후 활동을 중단한 트위터 계정 ‘팀스틸버드’는 8일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성명서’를 공개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성명서에서 “안희정 캠프 내에 성폭력과 물리적 폭력이 만연했다”며 “안희정의 대표 슬로건이었던 ‘민주주의’는 캠프 내 어디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팀스틸버드'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캠프에서 각자가 겪었던 경험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노래방에서 누군가 끌어안거나 선배가 뺨을 때리는 등의 일이 흔하게 벌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저 캠프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며 “캠프는 민주적이지 않았다. ‘너희 지금 대통령 만들러 온 거야’라는 말이 안희정에 대한 맹목적인 순종을 낳았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들은 세 가지 요구를 제시했다. 먼저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말을 전하는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안 전 지사 비서실에서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말한 것에 대한 민주당 측의 진상조사와 징계를 촉구했다. 안 전 지사 성폭력 수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부탁했다.

관계자들은 “김지은씨에게 더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며 “앞에선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운운하며 뒤에서 성폭력을 저지른 안희정의 이중 잣대를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8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행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던 안 전 지사는 돌연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사죄드리려 했지만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것이 우선적 의무라고 판단했다”며 “검찰이 한시라도 빨리 나를 소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