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경선 캠프 동료들 “김지은 씨 지키는데 앞장서겠다“

입력 2018-03-08 11:38 수정 2018-03-08 14:03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2017년 대선 선거캠프 구성원 중 일부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김지은씨를 적극 지지한다며 #위드유(WithYou)를 외쳤다.

이들은 8일 오전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8일 성명서를 내고 “저희는 김씨를 지키는데 앞장서겠다”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든 피해자 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에선 #미투를 운운하며 뒤에서 성폭력을 자행한 그의 이중 잣대를 용서할 수 없다”며 “김씨의 인터뷰 이후 책임 있는 어느 누구도 김지은 씨의 용기를 지지하거나 반성과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김씨와 두 번째 피해자, 더 있을지 모를 피해자를 위해 ‘행동’을 결심했다며 캠프 내에서 자신들이 겪었던 성폭력을 고발했다. 이들은 “노래방에 가서 누군가 끌어안거나, 허리춤에 손을 갖다대거나, 노래와 춤을 강요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며 “선배에게 머리를 맞거나 뺨을 맞고도 술에 취해 그랬겠거니 하고 넘어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문제제기를 할 수 없었던 이유로는 ‘비민주적인 구조와 문화’를 지적했다. 이들은 “민주주의는 안희정의 대표 슬로건이었지만, 캠프는 민주적이지 않았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제기하면 묵살당하는 분위기에서 선배들과의 민주적인 소통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자신들 역시 이러한 문화를 용인하고 방조한 것은 아닌지 죄책감마저 든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김씨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춰줄 것’ ‘민주당은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발표할 것을 지시한 비서실 인사가 누구였는지 밝히고, 당헌·당규에 따라 성폭력 방조죄로 간주해 징계할 것‘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정당은 안 전 지사에 관한 수사를 적극 지원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2차 가해에 대한 제보를 받기 위한 메일 주소(withyoujieun@gmail.com)도 성명서 하단에 적시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김씨에게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 우리가 옆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그 분의 용기 있는 고백이 없었다면 우리도 피해자가 되었을지 모른다”며 모든 피해자와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