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기자회견, 잠적 사흘 만에 입 여는 이유

입력 2018-03-08 10:58 수정 2018-03-08 11:14
뉴시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성폭행 의혹으로 잠적한 지 사흘 만에 기자회견을 연다. 안 전 지사는 망설였지만 측근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공식 사과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지사는 8일 오후 3시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성폭력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안 전 지사의 측근인 신형철 전 비서실장은 전날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민, 도민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가 김지은 정무비서의 폭로로 6일 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잠적한 지 사흘 만이다.

앞서 충남도의 한 관계자는 “안 전 지사 측에 도청 기자회견을 설득하고 있다”고 7일 문화일보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검경 수사가 시작되면 포토라인에 서야 할 텐데 말 한마디 없이 사라지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당장 힘들더라도 8년간 성원을 보내준 도민과 지지자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또 “안 전 지사가 기자회견 결정을 망설이고 있다”며 “안 전 지사가 현재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지 못해 기자회견이 힘들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안 전 지사에 대한 추가 고발이 나왔다. 안 전 지사가 서울 마포구에 설립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여직원이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여직원은 “안 전 지사가 호텔 등으로 불러 맥주를 사 오라고 하거나 자신의 지위가 버겁다고 하소연하며 성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