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은(사진 왼쪽)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오른쪽) 교수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66세 생애전환기 검진을 받은 5만 3000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대상자를 대상으로 생애전환기 검진에 포함된 ‘일어나 걸어가기’ 검사(Timed up and go test) 결과를 바탕으로 이후 6년 간 치매 발생 여부를 매칭하는 방법으로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일어나 걸어가기’ 검사 시간이 10초 넘게 걸린 대상자의 경우 그 이하인 대상자보다 이후 6년간 치매 발생 가능성이 1.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종류별로는상대 위험도가 혈관성치매 1.65배, 알츠하이머 치매 1.26배 높았다.
‘일어나 걸어가기’ 검사(그림 참조)는 의자에서 일어나 3m를 걷고 다시 돌아와 앉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다리 근력, 보행속도, 균형감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교수는 “신체적 노쇠가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다고 보는 최근 견해를 이번 연구가 한 번 더 확인해 줬다”며 “신체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노인에게는 근력강화, 균형잡기 운동 등 정기적인 신체활동이 필요하며, 이는 치매 예방에도 도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50년에는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이 현재 2배 수준인 약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치매 환자 증가는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져 치매국가책임제 등 대책마련 필요성도 함께 강조되고 있다.
신동욱 교수는 “간단한 운동능력 검사로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 있는 연구였다”며, “신체 기능이 떨어진 노인들의 인지기능을 지속적으로 추적관리 하는 등 제도적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노년학 분야 국제 학술지 ‘더 저널스 오브 제론톨로지(The Journals of Geron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