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피해자 측 “PD수첩 방송 가장 수위 낮아.. 입에 담을 수 없는 것 많아”

입력 2018-03-07 17:01 수정 2018-03-07 17:39

영화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을 다룬 MBC ‘PD수첩’ 방송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의 이명숙 변호사가 입을 열었다.

이 변호사는 7일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의 통화에서 “방송에 나온 내용은 피해자들에게 들은 얘기 중 수위가 가장 낮은 내용”이라며 “제가 기억하고 있는 몇몇 가지 중에 단 한 가지라도 방송 나가면 모든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있는 정도의 얘기들이 아니다”라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방송으로 할 수 없는 그런 말들과 끔찍한 행동들을 (김기덕 감독이)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방송 후 피해자들의 반응에 대해 “피해자 한 분과 어제 방송이 끝난 후 통화를 했는데 너무너무 후련하고, 이를 일부라도 세상에 알려준 ‘PD수첩’에게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내가 생일을 맞은 것 같다’더라”라며 “그동안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증거가 없다고, 너무 유명한 감독이라서 안 된다며 포기하라고 해서 좌절하고, 고소를 했지만 검찰이 너무 소극적으로 수사해서 울분에 가득 차 있었는데 일부라도 그 실상을 알릴 수 있어서 몇 년 간 쌓여 있었던 울분과 분노, 이 모든 체증이 내려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명숙 변호사는 “아마 김기덕 감독과 관련된 영화 촬영 현장이나 그 주변에서 세 분처럼, 혹은 그 이상 피해를 입은 여배우나 스태프들이 많을 것”이라며 “제가 영화 관계자들이나 다른 감독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들이 정말 많다. 검찰이 정말 김기덕 감독을 단죄할 의지만 있다면, 영화계 나쁜 관행을 바로잡을 의지만 있다면 인지해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방송된 ‘PD수첩’은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제목으로 피해자들의 구체적 증언을 공개했다. 여배우 A씨는 김 감독의 성관계 요구를 거부한 후 폭행을 당하고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며, B씨는 김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입에 담지 못할 성적인 이야기를 듣고 자리를 뛰쳐나온 뒤 영화계를 떠났다고 했다. C씨는 촬영 현장에서 내내 김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조재현으로부터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