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 주인공 하려면…” 김기덕, 교수 시절 학생들에 한 말

입력 2018-03-07 09:18 수정 2018-11-23 14:09
사진=MBC 'PD수첩'

여배우들에게 수년간 저지른 김기덕 영화감독의 성폭력이 MBC ‘PD수첩’ 보도로 드러났다. 김 감독은 과거 서울예대 명예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학생들에게 폭언을 일삼았다.

PD수첩은 6일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란 제목으로 김 감독과 배우 조재현씨의 성폭력을 고발했다. 조씨는 이미 배우 최율씨의 폭로로 불거진 성추행 의혹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걸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출연 중이던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하차했다. 이번 방송으로 추가 고발이 없었던 조씨의 자세한 가해 정황이 드러났다.

방송에 따르면 김 감독과 조씨는 영화 ‘수취인불명’ 촬영 합숙소에서 한 여배우를 성폭행했다. 김 감독과 조씨는 밤마다 여배우의 방문을 두드리며 성관계를 요구했다. 특히 김 감독의 집착이 심했다고 한다. 그는 “늘 겁탈하려 해서 몸싸움을 많이 하다 보니 몸살이 났다”며 “너무 무섭고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김 감독이 서울예대 명예교수로 강의하며 학생들에게 성적인 농담을 즐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감독이 수업 도중 ‘내 작품 주인공 하려면 간단해. 나랑 자면 돼’라고 했다”며 “남학생들에게는 신체 주요 부위에 관한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과 조씨의 수년간 지속된 성폭력에도 이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것에 대해 여배우 측은 “알아봤더니 다른 사람들이 이들이 가진 힘을 굉장히 두려워하더라”며 “그들은 돈도 많고, 지위도 높고, 누군가 폭로하면 그 사람을 우습게 만들어버릴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성추행 및 성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감독은 인터뷰를 요청한 PD수첩 제작진에게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키스한 적은 있다”며 “그러나 동의 없이 그 이상의 행동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