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인터넷 1인 방송을 진행하던 30대 여성 BJ가 생방송 중 투신 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에게 자살 장면이 그대로 생중계돼 충격을 줬다.
부산일보는 시청자들과 동료 BJ의 말을 인용해 5일 오후 2시10분 부산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1인 방송을 진행하던 A씨(35.여)가 시청자들과의 대화 중 8층 창문 밖으로 뛰어 내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 A씨는 20여명의 시청자들이 접속한 가운데 평소처럼 방송을 이어갔다. 방송에서 A씨는 “골치 아픈 송사에 휘말렸는데 더 이상 살기 싫다. 이틀 뒤 투신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그러나 일부 시청들은 A씨의 자살 예고에 대해 반신반의하거나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본 A씨는 돌연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을 안고 자신의 원룸에서 뛰어내렸다. 사고 직후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한 50대 행인의 신고로 A씨는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1시간여 만에 숨졌다.
A씨는 지난해 말 가족과 떨어져 부산으로 온 뒤 혼자 생활해왔다. 시청자들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인터넷 방송에 몰두하던 A씨는 최근 들어 방송에서 극도의 우울증을 호소했다. 또 스스로를 학대하는 돌발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A씨가 충격적인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일부 시청자들과 동료 BJ들은 십시일반 장례비를 모금해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인터넷 방송사에 사건 당시 상황이 녹화된 영상제출을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한 경찰관이 A씨 집에 올라갔을 당시 인터넷방송에 접속돼 있는 것은 확인했다”며 “시청자들의 조롱이 투신의 원인이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