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씨는 한 선배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밝혔었다. 김씨는 “SOS 신호를 여러 번 보냈고 눈치챈 선배 한명에게 이야기했다”면서 “그러나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고 일단 거절하라고만 말해줬다”고 했다. 김씨가 내민 손을 그 선배가 좀 더 일찍 잡았다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안 전 지사의 전임 수행비서였던 신용우(34)씨는 6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김씨가 말한)그 선배가 바로 저”라며 뒤늦게 후회했다. 그는 “러시아 출장을 다녀온 후였던 것 같다”며 “말하는 뉘앙스나 느낌이 무슨 일이 있지 않나 추측할 수 있는 정도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조심하면 되고 단호하게 거절하면 된다고 계속 얘기했는데 미안하다”며 “그 당시 외면했던 비겁함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크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의 이 자리가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검찰 조사에 임해야 하지 않나”라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안 전 지사와 8년 간 일했던 신씨는 지난해 6월 김씨가 오기 직전까지 안 전 비사의 수행비서였다.
앞서 김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에게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계약직 공무원으로 공보 업무 담당하다 지난해 4월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캠프’에서 일한 뒤 지난해 6월부터 도지사 수행비서로 특별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