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통령, 남북 합의에 “잘못된 희망일 수 있다” 신중

입력 2018-03-07 00: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 한국의 대북특사단의 발표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에 진전 가능성이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희망일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수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과의 대화에서 진전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모든 당사자들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는 이를 주시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잘못된 희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은 어떤 방향이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은 1박2일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6일 귀환했다. 정 실장은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에서 “방북 기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4시간 이상 함께 대화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고 폭넓게 남북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다음 달 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3차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하고 구체적 실무 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군사적 긴장완화와 각 현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위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핫라인’을 개통하고 3차 남북 정상회담 전 첫 통화를 갖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특사단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북·미 대화에 나서겠다는 적극적인 뜻을 밝혔다. 또 대화 기간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북·미 대화의 1차 전제조건으로 여겨졌던 핵 모라토리엄(일시 중지)을 잠정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해 미국에 어떤 조건을 요구할지,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 실장은 “북·미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사단에게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에 사용하지 않겠다고도 확약했다. 합의가 성실히 이행된다면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