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캠프 사무실이 선거 현수막을 철거했다. 현수막에 비서관 성폭력 사건으로 사퇴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진이 안쇄돼 있어서다.
충청일보는 6일 대형 현수막 철거 작업에 한창인 박 후보 캠프 사무실 사진을 공개했다. 현수막에는 ‘문재인·안희정의 대변인 기호 1번 박수현’이라고 적혀있다. 문구를 기준으로 양옆에 문 대통령, 안 전 지사와 찍은 박 후보 사진도 있다.
박 후보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도 교체됐다. 박 후보는 안 전 지사와 함께 걷는 사진을 혼자서 고개 숙인 모습으로 바꿨다.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충남도민께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안 전 지사 성폭행 사건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박 후보는 “너무 충격적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안희정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 이 시점부터 도지사 예비후보로의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와 안 전 지사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로 ‘사랑하는 친구’라고 지칭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당시 박 후보가 안 전 지사의 캠프 총괄선대본부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박 후보 지난달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희정과 동갑내기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라며 “충청남도 정책 특별보좌관으로서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안희정과 함께 충남 도청에 참여한 적이 있는 등 행정에서도 동반자 또는 조력자로 지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은 김지은 정무비서가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피해 사실을 고발하며 드러났다. 안 전 지사는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해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잠적했다. 일부 지역 매체에 따르면 안 지사와 아내 민주원 여사는 김 비서의 인터뷰 후 관사에 들어가지 않았다. 현재 행방도 묘연하다. 충남지방경찰청은 같은 날 오전 “안 지사에 대한 인지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충남 도청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6‧13 지방선거로 새 지사가 선출될 때까지 남궁영 부지사가 권한대행을 맡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