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안희정 보도 실망스럽다” 트위터리안 주장에 ‘갑론을박’

입력 2018-03-06 17:00
사진 = JTBC 뉴스룸 방송 화면 캡쳐

한 트위터리안이 자신의 SNS에 ‘JTBC의 안희정 관련 뉴스가 무척 실망스러운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빙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파워 트위터리안은 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JTBC는 대북 특사 대신 저녁 뉴스의 거의 대부분을 여당 정치인의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데 할애했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어제는 지난 2개월 동안 물밑에서 노력했던 결과, 근 10년 만에 남북 대화의 장이 새로 열리는 엄청나게 역사적인 이벤트가 있는 날이었다”며 “이 남북 간의 접촉은 8천만 한민족의 평화를 약속해줄지도 모를 중요한 이벤트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JTBC는 가장 중요한 저녁 뉴스의 거의 대부분을 여당 정치인의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데 할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결코 이 성폭력 사건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며 “하지만 우리가 논리적으로 훈련해 온 ‘둘 중 어느 것이 더 큰가, 더 중요한가’라는 물음을 놓고 볼 때 이 사건이 남북대화, 더구나 북측 최고 책임자 접견을 능가할 사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빙삼씨는 “성폭행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엄청나게 나쁜 짓이라는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평화와 성폭행 중에 ‘우리 국민들에게’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사안인지 정도는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 뉴스를 편성하는 것이 좋겠다”고 JTBC 뉴스를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김빙삼씨의 주장에 반박하거나 동조하면서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당신은 ‘언론에 나와 인터뷰하는 것’이 아니면 자신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자기 인생을 걸고 유력 정치인을 고발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절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지 판단할 줄 알기 때문에 JTBC가 그렇게 편성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안에 따른 판단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언론사의 데스크에서 사안의 경중을 판단할 재량이 있고, 그것이 ‘현송월의 가방이 에르메스인지 아닌지’가 중요하다고 판단을 한다면 그 언론사의 데스크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유력 정치인의 성폭력 사건이라면 문제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안희정 사건은)이 사회에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젠더 폭력’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며 “향후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데 있어 꼭 거치고 가야 할 문제이며 그 대상이 유력 정치인이기 때문에 사안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딸 키우는 아빠’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이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공학을 떠나 김빙삼씨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미투로 인한 긍정적인 사회변화의 신호야말로 이 사회 모든 국민이 바라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한 여성 트위터리안 역시 “한 사람의 인생이 남북대화보다 덜 중요하다는 당신의 논리가 매우 실망스럽다”며 “둘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 당신 같은 의식을 가진 부류의 사람들이 세상이 망가지는데 일조했다. 그 무엇도 사람보다 먼저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희정 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수행비서를 맡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안 지사에게 네차례의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안희정 지사는 방송이 끝난 뒤 6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