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어린이 살리려고 입으로 피와 토사물 빨아낸 헌신적 소방대원에 ‘손편지’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아이를 살리려고 헌신적 노력을 기울인 소방대원의 현장모습을 목격한 시민이 감사와 위로를 담은 손편지를 전달해 훈훈함을 주고 있다.

6일 전남 순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순천소방서 왕조 119안전센터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순천시 금당지구 모 교회 목회자 부인 박모 씨가 보낸 이 편지에는 지난 1월 27일 오후 순천시 해룡면 한 도로에서 발생한 4살 어린이의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해 구조활동에 최선을 다한 소방대원의 현장 상황과 감사와 위로를 보내는 내용이 담겼다.

박씨는 "사고 후 출동한 소방관이 아이의 코에 가득 찬 피와 토사물을 입으로 빨아내면서 아이를 구조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감동 받았다"면서 "아이를 살려내겠다는 큰 희생과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그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이는 세상을 떠났지만, 소방관이 마음의 병이 많이 생기지 않고 그날의 사고가 슬픔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며 "앞으로도 그때처럼 천직이라 여기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위로를 보냈다.

순천소방서 왕조 119 출동대는 이날 해룡면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사고 당시 119안전센터 구급차는 다른 현장에 출동 중이었고 화재 진압요원이 먼저 도착해 응급조치를 했다.

교통사고로 의식이 없고 크게 상처 입은 아이를 본 진압대원은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이어 도착한 구급대원과 현장 의료지도를 받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아이는 끝내 회생하지 못했다.

순천소방서 이길호(38)소방장은 "당시 소방대원에게는 참담한 결과였고 내내 침울해 있었다"면서 "두 달 뒤 아이의 기도확보를 위해 입으로 피를 빨아낸 모습을 지켜본 시민으로부터 편지를 받아 위안이 되긴 하지만, 당시 상황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