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사퇴 사유로 ‘개인 신상’… 행적은 여전히 묘연

입력 2018-03-06 11:22
안희정 충남지사 사임 통지서가 6일 도청 기자실에 벽보로 붙어 있다. 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는 사퇴 사유로 ‘개인 신상’을 적었다. 이렇게 적어 도지사 명의로 날인한 사퇴서를 도의회 의장에게 제출했다. 행적은 여전히 묘연하다. 남궁영 행정부지사는 안 지사의 소재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경찰은 인지사건으로 내사를 시작했다.

남궁 부지사는 6일 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도정에 실망한 도민에게 행정부지사로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안 지사의 정상적인 도정 수행이 어렵다. 지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퇴서가 도의회에서 수리되면 관련법에 따라 민선 7기 출범 전까지 (자신이) 권한대행 체제로 도정을 총괄한다”고 밝혔다.

남궁 부지사는 6‧13 지방선거로 새 지사가 선출될 때까지 지사 권한대행을 맡는다. 안 지사의 사퇴서를 받았지만 정작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남궁 부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안 지사의 소재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안 지사의 사임 통지서는 도청 기자실에 벽보로 나붙었다. 이 문건에 적시된 사퇴 사유는 ‘개인 신상’이었다.

안 지사는 비서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됐다. 김지은 정무비서가 직접 방송사에 출연해 폭로했다. 김 비서는 지난 5일 JTBC 뉴스룸에서 “안 지사로부터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적었다. 김 비서와 도민에게 사과한 뒤 “지사직에서 물어나고 정치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페이스북을 작성한 곳이나 지금의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충남지방경찰청은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안 지사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내사 중”이라며 “고소장이 검찰에 접수될 수 있어 아직 수사에 착수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