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의 성추문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한때 대권주자로 나섰던 그의 정치 행보를 떠올리며 “큰 꿈을 꿨던 사람이 맞는지 믿을 수가 없다”는 현직 의원의 탄식도 나왔다. 같은 당 의원들은 저마다 SNS에 안 지사에 대한 생각을 적었다.
손혜원 의원은 5일 “‘부적절한 성관계’ 이 상황에서 이걸 돌파구라고 생각하는가. 정치인 안희정은 오늘로 끝났다”며 “큰 꿈을 꾸고 있던 사람 맞는지 믿을 수가 없다. 변명조차 듣고 싶지 않다”고 적었다. 이어 “논산 후배, 초등학교 후배라고 안 지사를 그렇게 좋아하던 내 남편도 허탈해 한다”며 “오늘로 그(안 지사)를 지운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대권주자 중 하나였다. 6‧13 지방선거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3선을 포기했지만 충청권의 표심을 좌우할 인물로 평가됐다. 민주당 내부에서 안 지사에 대한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김지은 충남도청 정무비서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지사로부터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안 지사 측은 “부적절한 성관계를 인정하지만 합의에 의해 이뤄졌고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은 배신감만 키울 뿐이었다.
민주당은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안 지사를 제명‧출당 조치했다. 안 지사는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지사직을 내려놨다.
표창원 의원도 평소 대민 소통창구로 활용하는 페이스북에 의견을 적었다. 그는 안 지사에 대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더 많은 당내 유력자·권력자에 대한 고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이뤄지더라도 피해자를 지지·지원·보호하고 철저한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당 대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