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에 빠진 민주당 “그를 지운다”… 안희정 소재 파악 안돼

입력 2018-03-05 23:07 수정 2018-03-05 23:34

안희정(사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씨가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여권은 큰 충격에 빠졌다.

안 지사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수행비서 시절인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과 지난해 9월 스위스 출장, 서울 출장 일정 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일던 지난달 25일에도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안 지사가 밤에 나를 불러 미투 얘기를 했다. 내게 ‘미투를 보면서 네게 상처가 되는 것을 알게 됐다.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미투를 언급한 그날도 저에게 (안 지사가) 또 그랬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도 했다. 김씨는 “국민이 저를 지켜주시면 그분들도 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현직 비서 김지은씨. 방송화면 캡처

이에 안 지사는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씨는 “제가 원해서 한 관계가 아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절) 의사는 최대한 표현했다. 안 지사는 알아들었을 것”이라며 “내가 오늘 이후 없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방송에 나오는 것이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안 지사의 성추문이 보도된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고, 야당은 사퇴와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이렇게 와 닿을 수가 있느냐”라면서 “배신감이 차올라 치가 떨린다”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은 “지사직을 사퇴하고 수사에 적극 임하라”면서 “성범죄의 성역이 있을 수 없다. 현역 광역단체장이자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안 지사가 사퇴하고 수사에 응할 것인지가 미투운동의 성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성폭행 의혹 보도 직후 안 지사에 대해 출당 및 제명 조치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안희정 지사에 대한 뉴스 보도에 대해 당 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SNS 통해 사과하고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표창원 의원은 안 지사의 성폭행을 폭로한 김지은씨를 지지한다면서 “피해자 보호와 성폭력 퇴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혜원 의원은 “정치인 안희정은 오늘로 끝났다”며 “변명조차 듣고 싶지 않다. 오늘로 그를 지운다”라고 했다.

충남도청도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안 지사 소재도 오리무중이다. 도청 공보실 관계자는 “우리도 전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 지사 정무라인 쪽과는 아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노컷뉴스에 말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