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미국 의회 및 행정부 인사 565명에게 서한을 보내 철강 수입 제재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전경련은 미국 상원의원 100명 전원과 하원의원 432명을 비롯해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등에게 허창수 회장 명의의 서한을 보냈다고 4일 밝혔다.
서한은 미국의 철강 수입제재 강화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시켜야 하는 이유를 5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철강 수입제재가 미국 철강 산업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철강을 소재로 하는 산업에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자동차산업의 경우 개발 단계에서부터 특정 철강 제품을 염두에 둬 다른 제품으로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외국산 철강을 사용하는 자동차 회사의 경우 심각한 생산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철강 수입 제재 시 대상국은 유사한 보복조치를 할 가능성이 높고, 다른 품목으로 보복이 확산될 경우 세계경제에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만큼 통상마찰에서 우월적 개념으로서 혈맹국이라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액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등 한국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점, 한국의 대미 수출 철강제품에서 중국산 철강의 사용 비율이 2.4%에 불과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허 회장은 서한에서 “미국 속담에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될수록 나아진다’라는 말이 있다”며 “오랜 역사를 지닌 양국의 우정과 교류가 더욱 발전되고 지속돼 앞으로도 더 좋은 관계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전경련, 미 의회 행정부 인사 565명에 “철강 수입 제재서 한국 제외” 요청
입력 2018-03-04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