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들도 놀라게 만든 사슴 잡아 먹는 버마뱀

입력 2018-03-04 13:04 수정 2018-03-04 13:17
버마뱀이 다시 뱉어낸 흰꼬리 사슴. 사우스웨스트 플로리다 환경감시단

미국 플로리다주 환경감시단 연구진은 최근 플로리다주 남서부에 위치한 콜리어 세미놀 주립공원에서 배가 불룩한 버마뱀을 발견했다. 넓은 평지로 옮겨놓자 버마뱀은 삼켰던 것을 게워 내기 시작했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먹이’는 다름아닌 새끼 흰꼬리사슴이었다.

3.3m에 16kg인 이 버마뱀은 자신보다 2kg 가량 더 무게가 나가는 사슴을 잡아먹었던 것이다. 이안 바르토체크 박사는 “아마 가만히 뒀으면 사슴을 완전히 소화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흰꼬리 사슴을 먹은 버마뱀. 사우스웨스트 플로리다 환경감시단

5일 AP통신에 따르면 최대 6m까지 자라는 버마뱀은 1970년대 애완용으로 플로리다에 수입됐다. 이후 야생으로 흘러든 버마뱀은 플로리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흰꼬리 사슴은 멸종위기종인 플로리다 표범의 중요한 먹이다. 버마뱀이 흰꼬리 사슴을 먹어치우기 시작한다면 플로리다 표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슴을 게워 내고 있는 버마뱀. 사우스웨스트 플로리다 환경감시단

바르토체크 박사는 “생태계 최정점에 위치한 포식자 버마뱀은 악어를 포함해 덩치 큰 동물들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 사슴을 먹은 버마뱀을 보고 난 뒤 연구자들은 포식자와 먹이 사이의 크기 비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버마뱀이 사슴을 잡아먹는다면 생태계에 우리고 생각하지 못한 추가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