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운대 엘시티사고 초고층 건설현장 구조적 문제 지적

입력 2018-03-04 13:02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사고와 관련, 국내 건설 현장의 외벽 공사장비가 대부분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언제든 사고가 재발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와 근로자 등에 따르면 엘시티 공사현장의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은 왼쪽과 오른쪽에서 앵커라는 고정장치에 의해 하중을 견디는 구조로 2개 중 한 군데가 탈락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 추락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 이면에도 공사기한과 시공비 절감에 매달리는 건설업계의 관행이 자리하고 있어 독립 감리제도 등과 같은 공사장 안전을 확보할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최저가낙찰제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시공사로선 이익을 남기려면 공사기한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여야 해 안전 문제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어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번 사고를 조사 중인 해운대경찰서는 건물 외벽의 구조물을 지지하는 고정장치 4개가 빠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외벽작업발판(RCS폼)을 한 개 층씩 올리는 작업을 하던 중 발판을 지지하던 구조물이 빠지거나 파손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정밀 감식을 통해 다른 사고 요인에 대해서도 밝힌다는 방침이다.

또 경찰은 사고 당시 외벽 마감 작업을 맡은 하청업체가 다른 회사를 시켜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을 이동시킨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 업체가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을 이동시키는 업체로 적합한 회사인지 등에 대해 확인 중이다.

경찰은 또 사고 당일 구조물을 올리는 작업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다는 하청업체 현장소장의 진술과 안전작업발판 설치 작업의 총괄책임자가 현장에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 안전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시공을 맡은 포스코건설은 14년 전인 지난 2004년 당시 부산의 최고층 아파트인 해운대 센텀파크 시공을 맡아 작업자 3명이 숨지는 엘리베이터 추락 사고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2010년 7월에는 최고 72층 ‘해운대 아이파크’의 두 번째 건물 62∼64층 사이에 설치된 외벽작업발판이 갑자기 190m 아래 1층으로 떨어지면서 발판 위에서 작업하던 외주업체 직원 3명이 한꺼번에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현재 부산에는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 28개가 있으며 13개가 추가로 건립되고 있어 이들 현장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시공사의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부산시는 사고 당일인 2일 오후 서병수 시장과 시민안전실장, 창조도시국장 해운대구청 관계자들과 함께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안전사고 수습 지원팀을 구성과 안전점검을 실시토록 지시했다.

서 시장은 “이번 인명사고에 깊은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하고, 공사장 안전사고 예방이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돼야 할 사안으로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공사장 안전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력 주문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