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멜론을 먹고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박테리아의 일종인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리스테리아는 2011년 미국에서 16명이 사망한 ‘죽음의 멜론’ 사태 당시 원인균이었다. 7년 만에 다시 바다 건너 호주에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호주 보건당국은 3일(현지시간)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재배된 멜론의 한 종류인 록멜론을 먹고 3명이 사망했으며 12명이 감염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감염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스테리아에 감염돼 숨지고 앓고 있는 15명은 대부분 노인들이다. 먼저 숨진 2명은 뉴사우스웨일스 출신이고 세 번째 사망자는 빅토리아주에서 나왔다. 보건당국은 노인, 임산부, 영유아를 상대로 잘라서 보관했다가 판매되는 멜론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15명은 모두 록멜론을 먹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보건당국의 감염병 담당 빅키 셰퍼드 국장은 “노약자는 3월 1일 이전에 구매한 록멜론을 당장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역학조사 결과 발병 원인이 된 멜론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그리피스시 인근 농장에서 재배된 것으로 확인됐다.
멜론을 통한 리스테리아균 감염은 2011년 여름 미국에서 ‘죽음의 멜론’ 공포를 퍼뜨렸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 미국 18개 주에서 70명 이상이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돼 16명이 사망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미국 여행자들에게 멜론을 먹지 말라는 경보를 발령했었다.
당시 발병 원인은 콜로라도 그라나다 젠슨 농장에서 재배된 캔달롭(멜론)으로 밝혀졌다. 한국에 수입된 물량은 없었다. 미국의 감염자 평균연령은 78세였다.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노인 또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고, 특히 58%는 여성이었다.
리스테리아에 감염되면 면역력이 약한 노인의 경우 발열이나 근육통, 두통, 목 경직, 균형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임산부가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감기와 같은 경미한 증상을 보이지만, 임신 중 감염되면 유산이나 사산, 조산 또는 신생아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인은 설사와 발열증상이 나타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