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유럽연합(EU) 모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표명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왕허쥔(王賀軍) 중국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장은 지난 2일 밤 늦게 담화를 내고 미국의 조치가 ‘다국 간 무역체제를 파괴한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왕허쥔 국장은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은 대다수 민수용 저·중급품으로 미국의 국가안전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실제로 이번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해 중국의 이익을 해칠 경우 다른 국가와 함께 상응하는 권익수호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명, 강력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U는 더 나아가 28억 유로 규모(3조7000억원대)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매기는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제한 조치가 발동하면 EU 측도 맞불 조치로서 이들 미국산 제품에 25% 정도의 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기자들을 만나 보복 관세의 대상에는 미국산 철강을 비롯한 공업제품, 농산물은 물론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제품 등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조치에 서명할 경우 EU는 이르면 내주라도 대상 제품을 회원국에 제시해 보복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매체는 전망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