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현 감독 “여배우들은 여지를 열어둬야”… 이번엔 녹취록 공개

입력 2018-03-02 16:44 수정 2018-03-02 17:05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흥부’의 조근현 감독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조 감독으로부터 성희롱 및 추행을 당했다는 글이 여럿 올라온 데 이어 이번에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배우 지망생 A씨는 지난달 24일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조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따르면 조 감독은 두어 달 전 캐스팅 관련해 미팅을 하자며 영화사가 아닌 감독 개인 오피스텔로 A씨를 불렀다. 이어 “남자친구를 많이 사귀어봐야 한다” “지금 잘 나가는 여배우들은 다 감독과 잤다, 누구는 XX중독자 수준이다” “누구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작품을 줬다”며 성희롱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A씨는 폭로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헤헤 웃으며 얘기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뿐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글을 썼던 A씨가 이번에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SBS funE의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오디션이 오피스텔에서 감독과 단둘이 진행된다는 설명을 듣고 불안한 마음에 녹음 어플리케이션과 경찰 신고 어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다운로드한 뒤 조 감독을 만나러 갔다.

2일 SBS funE가 공개한 녹취록 내용에 따르면 조 감독은 A씨와의 인터뷰에서 함께 작업했던 배우를 언급하며 “내가 여배우 ○○○과 사귀었다. 그와 사귈 때 내 권력으로 영화 여주인공을 ○○○으로 바꿔버렸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모 배우가 신인 시절 영향력 있는 감독과 관계를 가진 뒤 유명세를 탔다며 “이 바닥은 본능이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A씨는 조 감독이 뮤직비디오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5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외 모든 대화는 여배우들과 감독들의 사생활과 성상납 관련 이야기라 주를 이뤘다고도 설명했다. A씨는 “여배우의 성적인 얘기만 해서 이상한 마음에 (휴대전화에 다운로드했던 어플의) 녹취 버튼을 눌렀다”며 “며칠 동안 캐릭터를 고민하고 연기를 준비해갔던 뮤직비디오 연기에 대한 애기는 거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사진=뉴시스

조 감독에게 성희롱 및 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건 A씨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8일 배우 지망생 B씨는 소셜미디어에 조근현 감독으로부터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B씨는 지난해 12월 그가 연출을 맡았던 뮤직비디오 면접에 참가했다가 조 감독으로부터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 “깨끗한 척해서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을 하느냐, 어떤 게 나을 것 같냐”는 등의 발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당시 논란이 일자 영화 ‘흥부’의 제작사는 이후 홍보 일정에서 조 감독을 배제했다. 이후 미국으로 떠난 조 감독은 현재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