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가 김영철 부위원장 방한과 천안함 사태에 대해 설전을 벌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방송 직후 네티즌 사이에서도 유 작가와 박 교수의 의견에 따라 찬반 논쟁이 팽팽히 맞섰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썰전’에선 ‘천안함 폭침의 배후? 북한 김영철 부위원장 방한 논란’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방한에 반대해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통일대교 도로에 눕는 등의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박 교수는 “김영철 방한을 단순히 남북관계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이건 엄연히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라며 옹호했다.
“천안함 사건이 자작극이라거나 북한 소행이 아니라거나 하는 문제제기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천안함 사건은 다 증명돼 있다”고 한 박 교수는 “분명히 결론이 난 건 북의 잠수함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이라는 것이 명확한 사실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 작가는 발끈해 “뭐가 확인이 됐냐”고 반문했다. “지금 우리가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 것은 어떤 폭발, 혹은 다른 원인에 의해 배가 반파된 것일 뿐”이라고 한 유 작가는 “폭발이 있었나? 두 번째 물기둥이 있었나? 이런 문제들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교수는 “그 사실을 조작하거나 거짓으로 둔갑시키려면 적어도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의 눈을 다 속여야 하는데 어떻게 다 속이고 조작하냐”고 반문했고 유 작가는 “생존한 승조원들이 언론 접촉을 하지 않았다. 국방부에서 별도 격리 조치했다”며 의심했다.
유 작가는 “정부가 다 거짓말을 했다는 뜻이 아니다. 천안함 사건은 여전히 남북 사이에 분쟁이 있는 사안이다”라며 “북한의 말(우리 소행이 아니다)이 맞다는 게 아니라 우리 정부의 진상조사 발표 내용 중에 합리적인 의문이 많이 제기됐고 그 의문에 대해 정부가 한 번도 제대로 해명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교수는 “해명이 다 돼 있다”고 반박하며 “국방부 조사단이나 관계자들에게 해명을 들으면 된다. 그걸 안 보려고 하니까 문제다”라고 맞받아쳤다. 박 교수는 이어 “어떻게 대한민국 정부를 그렇게 안 믿고 일부에서 제기된 의문을 전부 이야기를 하냐”고 볼만을 표출했다.
이에 유 작가는 “대한민국 정부를 믿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고 ‘대한민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 중에 합리적인 의문이 남아 있다’로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합리적인 의문은 제기할 수 있지만 북한의 정찰총국 소속의 잠수정이 와서 때려서 숭고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면 김영철이 정찰 국장이기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이에 유 작가는 “그 주장이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이어 “동네에서 원수처럼 지내는 두 집안에서 누군가를 시켜 내 아이를 죽였다. 마침 우리 집에서 경사가 있어 잔치를 하는데 내 아이를 죽게 만든 사람이 그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 한 마디 없이 식사대접을 받는다면 그 집 안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냐”며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라고 설득했다.
결국 박 교수는 “김영철의 방한을 방치하는 것은 남남갈등을 일으키는 요건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정부가 왜 북한을 변호하려 하느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유 작가도 “자유한국당은 뭐든지 반대한다”고 지적하며 “북한 체제 안에서 일부의 의사 결정권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와서 대화를 하는 것이 낫다고 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