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독립전쟁에 헌신한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독립군 양성학교인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1일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졌다. 흉상은 장병들이 사용했던 탄피 300㎏을 녹여 제작했다.
육사는 서울 노원구 화랑로 학교 내 충무관 앞에서 항일 독립전쟁 영웅 5명의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3·1절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흉상 제작에 쓰인 탄피는 5.56㎜ 보통탄 5만발 분량”이라며 “총과 실탄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상황에서 봉오동·청산리대첩 등에서 일본군을 대파한 영웅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흉상 표지석 상단에는 ‘우리는 한국 독립군 조국을 찾는 용사로다. 나가! 나가! 압록강 건너 백두산 넘어가자’는 독립군의 ‘압록강행진곡’ 가사를 새겨 넣었다. 홍범도 장군은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의 최대 규모 승전을 이끌었고, 김좌진·이범석 장군은 청산리 전투 승리의 주역이다. 지청천 장군은 광복군 초대 총사령관으로 항일전을 수행했다.
이회영 선생은 가문의 전 재산을 처분한 자금으로 만주에서 항일독립투쟁을 벌였다. 서간도에 독립군 양성을 위한 신흥강습소(신흥무관학교 전신)를 세웠다. 신흥무관학교를 나온 투사들은 홍범도 장군의 대한의용군과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 등에서 전공(戰功)을 세웠다.
이날 제막식에는 독립운동가 후손과 육사 간부, 생도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육사는 충무관에서 ‘독립군·광복군에서 대한민국 육군으로! 독립전쟁의 영웅을 기리며’라는 특별전시회도 열었다. 광복군 군복, 지청천 장군의 일기 5권(위 사진), 이회영 선생의 묵란도 등이 전시됐다.
김완태 육사 교장은 “만주벌판에서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을 감내하며 오직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전쟁 영웅들을 모시게 돼 영광스럽다”며 “독립군·광복군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