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 환수? 그럼 1대1 재건축!… 강남 부동산 새 트렌드

입력 2018-03-02 06:24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1대1 재건축’이 강남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업장 중 최고 입지로 꼽히는 압구정 구현대(압구정3구역)이 1대1 재건축 방침을 꺼내들면서 사업성 보다는 면적 확장 등 실속을 챙기려는 단지들의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열린 압구정특별계획구역 3구역 추진위원장 선거에서 윤광언 후보가 투표자 58.2%의 지지를 얻어 재건축 추진위원장에 당선됐다. 윤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공약으로 1대1 재건축을 내세운 바 있다.

1대1 재건축 사업은 일반분양을 통한 수익이 없는 재건축 방식이다. 통상 재건축 사업은 종전보다 주택 수를 늘리고 조합원 물량을 뺀 나머지를 일반 분양해 이익을 얻는 구조지만 1대 1 재건축은 조합원 물량만큼만 새로 짓기에 이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환수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일반분양으로 부담금을 낼 바엔 차라리 1대1 재건축 방식으로 개발비용을 늘려 명품 아파트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커지는 형국이다.

소형 주택형 의무 배치도 피할 수 있다. 일반 재건축의 경우 임대아파트를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고, 전용 85㎡ 이하 소형 주택을 60% 이상 포함시켜야 한다. 반면 1대1 재건축은 주택형을 유지하거나 30%까지 늘릴 수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규제에서도 제외된다. 서울 잠원동 신반포18차 337동 등도 1대1 재건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성·선경·미도 등 강남권 중층 아파트 재건축에도 이런 방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문제는 ‘물량’이다. 강남 등 인기지역에 1대1 재건축이 늘어나면 그만큼 일반분양, 임대 물량 공급이 줄어 아파트 값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비싼 강남 같은 지역은 대부분 조합원이 현재보다 작은 주택형으로 가기를 원하지 않아 1대1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환수제로 내는 돈 못지않게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 동의를 얻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