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체포된 동유럽 벨라루스 여성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정황을 알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 여성은 실제 과거 러시아 현직 부총리와 재벌이 함께 떠난 요트여행에 동행한 적이 있어 주장의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나스타샤 바슈케비치라는 이 여성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지난 27일(현지시간) 태국 감옥에 갇혀 있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난 러시아와 미 대선 사이 관계를 알고 있는 유일한 목격자이자 잃어버린 고리”라면서 “미 정보기관이 내 안전을 보장하고 감옥에서 꺼내준다면 그 대가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바슈케비치 등 10명은 지난 25일 밤 촌부리주 관광도시 파타야의 한 호텔에서 러시아 관광객 43명을 상대로 불법 ‘섹스 교습’을 하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바슈케비치는 이번 체포가 얼마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 정부 관계자와 재벌 사이의 밀회를 폭로된 데 따른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는 이 여성의 예전 인스타그램 영상을 인용해 2016년 8월 러시아 알루미늄 재벌 올레그 데리파스카와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부총리가 함께 요트여행을 떠난 사실을 폭로했었다. 데리파스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와 가까운 인물이다. 폭로 당시 나발니는 데리파스카와 프리호드코 부총리가 미 대선 개입의 연결고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슈케비치는 “보석으로 풀려났는데도 아무 설명 없이 방콕의 제3의 감옥으로 이송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리를 넘겨 달라고 태국 정부에 요구했다. 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러시아 스캔들 관련 실언 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호프 힉스(29) 백악관 공보국장이 조만간 사임한다고 28일 밝혔다. 힉스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가끔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선의의 거짓말’을 하지만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선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을 자초했다. 모델 출신의 힉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중을 잘 안다는 이유로 ‘트럼프 번역기’로 불려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