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 들고 ‘총탄 왕관’에 웨딩드레스…어느 기괴한 합동결혼식

입력 2018-03-01 17:15 수정 2018-03-01 17:21
AP/뉴시스


총탄으로 장식한 왕관을 쓴 인파 약 600명이 교회 건물에 가득 찼다. 신부와 신랑은 각각 웨딩드레스와 검정 수트 차림으로 AR-15 소총을 들었다. ‘성포도주’를 마시고 짝마다 인사를 나눈 그들은 그렇게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AP통신은 통일교 문선명 전 총재의 막내 아들 문형진이 세운 미 펜실베니아주 뉴파운드랜드 ‘세계평화통일안식처’에서 28일(현지시간) 열린 합동결혼식 풍경을 보도했다. 드레스를 입은 채 소총을 들고 총탄으로 장식된 왕관을 쓴 기괴한 모습에 지역주민들 등이 건물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인근 학교는 당일 수업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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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저마다 장전되지 않은 AR-15 소총을 준비해왔다. 성경 중 시편과 욥기, 요한계시록 등에 언급된 ‘철장(rod of iron·쇠막대기)’라는 이유였다. 이 소총은 지난달 14일 벌어진 플로리다주 총기난사 사건에 사용된 총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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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를 주관한 문씨는 과거 통일교 지도자로 사실상 낙점됐지만 2012년 아버지 문선명 총재 사망 뒤 3년 뒤인 2015년 교권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같은 해 세계평화통일안식처를 세우고 통일교 2대 총재임을 주장하고 있다. 문씨는 이 교회에서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