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 결국 “다 내 잘못” 시인… 출연작 4편 ‘날벼락’

입력 2018-02-28 17:58 수정 2018-02-28 18:07
배우 오달수. 뉴시스

잇단 성추문에 휘말린 배우 오달수(50)가 결국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앞서 “결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한지 불과 이틀 만이다.

28일 오달수는 소속사를 통해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며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오달수의 입장 번복은 피해자들의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이뤄졌다. 오달수가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한 당일 피해자 A씨는 JTBC ‘뉴스룸’에 출연했다. 방송에서 그는 극단 선배였던 오달수가 과거 자신을 여관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고발한 성추행은 성폭행 이후 벌어진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A씨의 주장에 대해 오달수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무고로 법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고 아닌 경고도 덧붙였다. 그러자 또 다른 피해자가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나섰다. 연극배우 엄지영이다.

오달수에게 과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엄지영은 “처음 댓글 올리신 분(A씨)을 보고 나도 이제 얘기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오달수는 사과는커녕 그 사람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없던 일처럼 말했다. 용서가 안 됐다”고 했다. 오달수의 뻔뻔한 대응 방식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기로 마음먹게 됐다는 것이다.

오달수는 두 피해자에게 각각 사과했다. A씨에 대해서는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 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어느 시점이든 제가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이다. A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전했다.

엄지영에게는 “저로 인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해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저에게 주는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 부디 마음 풀어주시고 건강하시라”고 얘기했다.

오달수 본인이 성폭력 과거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영화계는 고심에 빠졌다. 그가 출연한 네 편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해일 정웅인과 호흡을 맞춘 영화 ‘컨트롤’, 설경구와 함께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정우와 주연한 ‘이웃사촌’, 그리고 판관 역으로 출연한 ‘신과함께-인과 연’이다. 이 중 ‘신과함께2’를 제외한 세 편은 주연작이어서 출연 분량도 상당하다.

오달수는 “행운과 명성은 한 순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세상 이치는 알고 있다”면서 “제 삶을 더 깊이 돌아보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 “제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그동안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