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응원단, 일명 ‘물빼기 작업’ 중… ‘미남 가면’ 비난도”

입력 2018-02-28 17:55
북한 응원단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예선전 코리아-스위스 경기에서 ‘김일성과 유사한 외모의 인물’ 가면을 들고 응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강릉=김지훈 기자

북한 응원단이 한국 분위기나 문화를 떨쳐내도록 하는 일명 ‘물빼기 작업’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일성 사진과 비슷해 논란이 된 ‘미남 가면’에 대한 질책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응원단이 북한에 돌아간 후 귀가하지 못하고 평양에서 물빼기 작업을 받고 있다”고 28일 중앙일보에 밝혔다. 물빼기 작업이란 한국에 체류하며 접한 사회 분위기나 문화를 털어내도록 하는 사상교육을 말한다. 안 소장은 “이 작업은 보통 평양 시설 좋은 호텔에서 3~4일간 진행된다”며 “북한도 남한 못지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또 익명을 요청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내부에서 응원단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남 가면’ 논란이 일었던 데다가 한국 측 반응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이번 파견이 성과가 없었다고 보는 시각이 북한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도 27일 한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남 가면 논란이 일어났을 때 당시 평양에서 ‘괜한 분란을 일으켰다’고 응원단 책임자를 엄청나게 혼냈다”고 보도했다. 미남 가면 논란은 국내 한 매체가 가면을 착용하고 있는 응원단 사진을 찍어 ‘김일성 가면’이라고 보도하며 불거졌다. 통일부는 “북한에서 미남 가면이 휘파람 노래를 할 때 남자 역할 대용으로 사용된다”며 김일성 가면이 아니라고 밝혔다.

북한 응원단 약 230명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 응원을 위해 지난 7일 한국을 찾았다. 19일간 머물렀던 응원단의 방남은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13년 만이었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응원단은 26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다음 달 열리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도 파견될 것으로 보였지만 북한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