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후 또 다시 범행…형사는 ‘걸음걸이’를 기억해냈다

입력 2018-02-28 17:44
게티이미지뱅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 서울 번화가를 돌며 쇼핑객 휴대전화를 훔쳐오던 70대 여성 소매치기가 경찰에 붙잡혔다. 범인은 10개월 전에도 같은 혐의로 복역한 전과가 있어 그의 ‘걸음걸이’를 기억해낸 형사에게 또 다시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휴대전화를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로 김모(74)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월 16일부터 한 달 동안 서초·종로·중구 일대 지하상가와 재래시장 등지에서 700만원 상당의 휴대폰 8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혼잡한 상가에서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순식간에 빼내는 일명 ‘맨손빼기’ 수법이다.

김씨의 절도행각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22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상가에서 같은 방법으로 소매치기를 하다가 서초경찰서 강력1팀 형사들에게 발각돼 실형을 산 바 있다.

1년 전 범행과 비슷한 수법의 절도행각이 발생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형사들은 현장 CCTV부터 확인했다. 그 순간 한 사람이 스쳤다. 1년 전 자신들이 붙잡은 김씨와 걸음걸이가 놀랍도록 비슷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하고 지난 19일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김씨 주거지를 수색했다. 그곳에는 훔친 후 숨겨놓은 휴대폰들이 있었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출소한 뒤 돈이 없어 설 연휴 대목을 맞아 혼잡한 시장·상가에 범행하게 됐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